세바시 1118회_셰프의 인생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설거지
https://www.youtube.com/watch?v=f-NwHG4_tcE&feature=share
요리사로 일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계에 부딪혔다.
1. 초보 요리사의 설거지
그래서 돈을 받지않고 한 시간 먼저 출근하고 한 시간 늦게 퇴근하면서 설거지나 뒷일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다른 시각으로 주방을 보게 되었다.
다른 셰프들은 모르는 사소한 일, 주방기계를 다루는 일, 음식물 쓰레기 잘 버리는 일 등을 잘하게 되었고 그것이 차별화가 되었다.
2. 리더 셰프의 설거지
셰프는 각기 맞는 자리에 직원들을 배정하고 음식의 순서, 타이밍을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셰프가 주방에 들어가면 평소에 잘하던 요리사들도 긴장되는 마음에 실수를 하고 한다.
그래서 셰프가 되어서도 설거지를 하게 되었고 설거지를 해야만 볼 수 있는 게 있다.
어떤 음식을 주로 남기는지를 보며 메뉴 개발을 많이 한다.
또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요리사로 일하면서 함께 오래 일하는 동료를 두는 게 힘들다.
하지만 설거지를 하면서 일 외의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16년, 12년 된 동료들을 곁에 두게 되었다.
3. 남편이자 아빠의 설거지
일에만 집중하느라 집에 가서는 요리를 하지 않고 가족들을 위한 요리를 해준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정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에 요즘은 매일 아침을 손수 차리고 딸이 학교에서 돌아올 때쯤엔 꼭 집에 있으려고 한다.
4. 앞으로의 설거지
10년 뒤에는 은퇴할 계획인데 은퇴 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하고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들을 설거지하고 싶다.
나도 일을 해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같이 일하는 동료가 중요한 것 같다.
나는 먼저 들어온 사람보다 직급이 높아졌을 때도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는데 좋지 않은 동료는 그런 나를 보며 안주하고 더 게을러졌고, 좋은 동료는 내 일까지 도와주며 끈끈하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그 좋은 동료들은 내가 일을 그만두고 나서도 좋은 친구로 남아있다.
사회에 처음 나와서 했던 아르바이트에서 사귄 친구들은 5-6년째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으며 유럽 여행도 함께 다녀왔다.
남들이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일을 했을 때 나의 존재감이 더 돋보일 수 있는 것 같다.
학원에서 근무할 때는 나는 '복사기 전담 수리공'이며 '전기기사'였고 '멕가이버'였다.
복사기가 고장나면 내가 먼저 나서서 고쳐보았고, 일하던 학원에 여자분들만 계셨기 때문에 전등이 나가면 내가 앞장서서 교체하곤 했다.
그랬던 태도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